해와 나 사이의 나뭇잎 31

理世(이세)냐 以世(이세)냐

광명이세 홍익인간은 한국의 고전사상에서 중요한 개념이죠. 광명이세를 한자로는 주로 光明理世라고 쓰는데, 드물지만 光明以世라고 쓴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되시나요? 한자의 뜻을 새길 때 각각 어떤 뜻이 발견되는지 봅시다. 光明理世 (광명이세)光明 (광명): 밝은 빛, 빛남. 여기서는 깨달음이나 진리를 의미할 수 있습니다.理 (리): 다스리다, 이치. 세상을 이치에 따라 다스린다는 의미입니다.世 (세): 세상, 세계. 이 단어는 세상을 뜻합니다.따라서 "光明理世"는 "밝은 빛(진리)으로 세상을 다스린다"는 의미가 됩니다.光明以世 (광명이세)光明 (광명): 밝은 빛, 빛남. 이 역시 깨달음이나 진리를 의미할 수 있습니다.以 (이): ~로써, ~을 통해. 여기서는 수단이나 방법을 나타냅니다.世 (세)..

햇빛이 맑고 바람이 가벼운 나라

1901년, 조선을 여행한 프랑스의 시인 도르드크로는 이런 기록을 남깁니다. 중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독특함이 있는데, 얼굴은 온화하며 눈은 꿈을 꾸는 듯하고 행동에는 무사태평과 관용이 엿보인다. 친절하고 우아하고 가난하지만 꿈을 꾸는 이민족에게 악한 점은 찾아볼 수가 없다. 무척 가난해 보이기는 하지만 결코 처량하지는 않으며 아주 맑고 은은한 햇빛이 이 가난해 보이는 전경을 감싸안는다. 아무도 서두르는 사람이 없으며 햇빛이 맑고 바람이 가볍기에 이렇게 평온한 나라에 사는 조선인들은 행복하다. 백순임 명상화

그것을 현재라고 부른다

어제는 (지나간) 역사이고 내일은 (알 수 없는) 신비로운 것 오늘은 선물이다 그래서 그것을 현재라고 부른다.  Yesterday is historyTomorrow is a mysteryToday is a gifThat is why it is called the ‘present.  ........    이 글은 헐리우드의 에니메이션 ‘쿵푸팬더’ 1편에 있는 대사입니다. Present는 ‘현재’라는 뜻과 ‘선물’이라는 두 가지 뜻을 가졌죠. 그래서 의미심장합니다. 어제는 역사, 내일은 신비, 오늘은 선물... >세 점의 시간의 문을 통과하려면 과거는 맑고 텅 비어 자취도 없으며, 미래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새로운 것이며, 현재는 만들어 낸 것이 아니고, 있는 그대로일 뿐임을 알아야 하느니라, 시간이 이러함..

죽영소계진부동 월천담저수무흔

대나무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움직이지 않고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물에는 흔적 하나 없네. 竹影掃階塵不動 月穿潭底水無痕......​ 대나무 그림자가 섬돌을 비질하니 묘유이고 티끌 하나 움직이지 않으니 진공이다. 물에 흔적 없으니 쌍차이고, 달빛이 연못을 뚫으니 쌍조이다. 이 시의 저자 야보도천(冶父道川)은 남송시대의 선승으로 출가 전의 본명은 적삼(狄三)이었다. 군의 하급 관리로 일하다가 도겸(道謙)선사에게 발심해 호를 받을 때 三을 세워 川으로 바꿔주었다고 한다.“이제까지 너는 적삼(狄三)이었지만, 지금부터는 도천(道川)이다. 등뼈를 곧추세워 정진한다면 그 도(道)가 시냇물(川)처럼 불어날 것이다.” ​도가 시냇물처럼 불어나면 등뼈 세운 보람이 있을 것이다.하지만 도천이 되기 전에도 적삼은 날 ..

조선에는 누가 사는 거요?

유진: “조선을 떠난 건 9살 때였소. 그저 달렸오. 조선 밖으로. 조선에서 가장 먼 곳으로. 그런데 앞에 파란 눈의 금발머리 선교사가 구세주처럼 나타났소. 그의 도움으로 미국 군함에 숨어들었고, ‘한 열흘쯤 가면 되겠지.’ 했는데, 한 달을 갔소.” 애신: “헌데, 9살 아이가 무슨 연유로?” 유진: “‘죽여라! 재산이 축나는 건 아까우나 종놈들에게 좋은 본을 보이니 손해는 아닐 것이다.’ 그게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 조선이오.” 애신: “누가 그런 말을 했단 말이오?” 유진: “상전이었던 양반이.” 애신: “……” 유진: “무엇에 놀란 거요? 양반의 말에? 아님 내 신분에?” 애신: “……” 유진: “맞소! 조선에서 난 노비였소.”  애신: “……” 유진: “귀하가 구하려는 조선에는 누가 사는 거요? ..

장대 끝 꽃자리

眼裏江聲急 ​​​​​​​​​​​​​​​​​​​​​​​​​​​​​​​​​​​​​​​​​​​​​​​​​​​​​​​​​​​​​​​​​​​​​​안리강성급 耳畔電光閃 이반전광섬 古今無限事 고금무한사 石人心自點 석인심자점 ​​​​​​​​​​​​​​​​​​​​​​​​​​​​​​​​​​​​​​​​​​​​​​​​​​​​​​​​​​​​​​​​​​​​​​​​​​​​​​​​​​​​​​​ 강물 소리 눈속에 소란하고 번개 빛 귓가에 번쩍인다 고금의 시작도 끝도 없는 일을 돌사람의 마음이 점 찍어 마친다. ​​​​​​​​​​​​​​​​​​​​​​​​​​​​​​​​​​​​​​​​​​​​​​​​​​​​​​​​​​​​​​​​​​​​​​​​​​​​​​​​​​​​​​​​​​​​​​​​​​​​​​​​​​​​​​​​​​​​​​​​​​​​​​​..

굉지의 역설

나기 전 죽은 후도 홀로 신령스러워일체 부처가 여기서 나왔다네미친 마음을 쉬면 바로 보이나니가을물 맑은 하늘, 달이 떴구나. 身前身後獨靈靈一切如來出此經歇盡狂心便相見水秋天淨月亭亭-宏智正覺 ................. 굉지정각(宏智正覺:1091~1157. 송)은 묵조선(黙照禪)의 거장으로 불리는 선사이다. 이 시는 ‘망념을 쉬기만 하면 된다’는 묵조선의 주장을 대변해 놓은 것이다. ‘묵묵히 비추어 본다’는 뜻을 가진 묵조선은 화두를 드는 간화선과 쌍벽을 이루는 수행법으로, 묵조선은 회광반조(回光返照)해 자기 안의 빛을 살핀다고 한 것이 특징이다. 내 생각엔, ‘자기 안의 빛을 살피’는 것은 “네 속에 있는 빛이 어둡지 아니한가 보라”고 한 누가복음 11장 35절의 예수 말씀과도 다를 것이 없다.‘미친 마..

선운사 동백꽃

길 가다 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고 술 마시다가 밤 깊어서 나무 그늘에 오줌을 누고 곤하여 잠을 잤다아침에 눈을 뜨니 나는 한 나무를 끌어안고 잠을 잔 것이었다그 후로 길에는 나무가 있고 처음 본 날 그 사람이 웃은 보조개가 잎새 사이에 있다​ ​​​​​​​​​​​​​​​​​​​​​​​​​​​​​​​​​​​​​​​​​​​​​​​​​​​​​​​​​​​​선운사 동백꽃 – 백태종​​​​..​​​​ 마음이 놓아서 잊고서 살아도 어느때는 문득 붉은 꽃이다. 詩.

빛깔도 형태도 없으면서

허공은 빛깔도 형태도 없어라.변하지 않으며 검고 흰 것에 물들지 않나니이와 같이 빛의 마음은 빛깔도 형태도 없으면서흑과 백, 선과 악에 물들지 않네. 수천 겁 내려온 어둠도찬란하게 빛나는 태양의 근원을 가리지 못하듯기나긴 영겁의 윤회도눈부시게 빛나는 마음의 근원을 적시지 못한다. 허공은 텅 비어 있다 하건만어이 말로써 묘사할 수 있으랴.마음이 빛난다 말하지만이름붙임으로 마음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으리.이처럼 마하 무드라는 머무름이 없어라.-마하무드라의 노래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