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눈이 마주하는 은하수는 약 26,000년 전 은하 중심을 출발한 별빛이 긴 여행 끝에 비로소 우리 눈동자에 닿은 결과다. 이 빛이 처음 길을 떠났을 때, 지구는 ‘최후 빙기 최대기(LGM)’의 혹독한 추위 속에 있었다. 거대한 빙하가 육지의 4분의 1을 덮고, 해수면은 지금보다 120미터나 낮아 한반도와 일본이 광활한 평원으로 이어졌던 시대였다. 그 척박한 대지 위에서 우리 조상 호모 사피엔스는 뼈 바늘로 가죽 옷을 짓고 동굴 벽에 짐승을 그리며 생존과 예술을 일구어냈다.그러나 인간에게 아득한 이 26,000년의 세월도 우주의 거대한 스케일 앞에서는 찰나에 불과하다. 우주의 시공간은 본래 인간의 상상력 너머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과학적 통찰은 이 상상력 밖의 영역을 인류의 현실로 이끌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