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권 : 빛의 확산/3부 1장

단체 사진이 띤 빛의 장

능 소 2022. 8. 12. 19:21

 

 

 

천재들, 곧 자신이 활동한 분야에서 출중한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은 모습에 남달리 더 밝은 진공빛을 띠었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이 모이면 장소에 밝은 진공빛의 장()이 형성되고, 모인 사람이 큰 밝은이들일수록 빛의 장이 더 커지게 된다. 모인 사람의 인원수보다도 특출하게 밝은 사람이 많이 모였느냐가 더 변수가 된다.

 

한 예로, 솔베이 회의는 1911년부터 벨기에의 기업가이자 솔베이의 창립자인 에르네스트 솔베이가 개최한 국제 물리학, 화학 학회로, 1911년 가을, 브뤼셀에서 열린 제1차 솔베이 회의 주제는 방사능과 양자(Radiation and Qunta)’에 대한 것이었다. 20세기의 새로운 과학, 즉 핵분열과 양자역학이라는 새로운 물리학이 태동하는 발판이 마련되는 회의 였다. 이 회의에 마리 퀴리, 앙리 푸앵카레와 같은 유명 회원들이 참석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참석자 가운데서 두 번째 어린 물리학도였다.

 

1911년 솔베이 회의 참석자들.

 

 

좌측) 마리 퀴리. 진공빛의 밝기, 9800

우측) 쥘 앙리 푸앵카레, 진공빛의 밝기, 9800

 

 

 

1927년에 열린 5차 솔베이 회의는 29명의 참석자 가운데 노벨상 수상자가 17명일 정도로 당시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모임이었다. 이 회의는 역대 솔베이 회의 가운데 가장 드라마틱했던 회의이기도 했다. 앞줄 제일 가운데가 아인슈타인, 그리고 뒷줄 오른쪽에서 첫 번째가 보어다.

 

 

1927년에 열린 5차 솔베이 회의. 이 단체 사진은 유난히 밝은 빛을 띠었다.

 

 

19278월 브뤼셀에서 열린 제5차 솔베이 회의는 20세기의 거대 과학인 양자역학이 기존의 이론들을 물리치고 자리매김한 회의라는 점에서 역대 솔베이 회의 가운데서 아주 유명한 회의였고, 이 회의에서 상대성이론의 아인슈타인과 원자 구조의 이해와 양자역학의 성립에 크게 기여한 덴마크 출신의 닐스 보어가 설전을 벌인 것도 세계 과학 역사에 남을만한 유명한 일화다.

 

토론의 주제는 광자와 양자(Electrons and Photons)’로 당시 양자물리학을 적절하게 설명하는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가 등장할 수 밖에 없었다. 보어는 양자물리학에 대한 새로운 해석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이 해석이 양자 물리학에 대한 소위 코펜하겐 해석(Copenhagen Interpretation)으로 현재 양자 물리학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해석이다. 이 해석의 내용은 이미 1년 전 이탈리아 코모에서 열린 볼타(Alessandro Volta, 1745~1827) 서거 100주년 기념 강연에서도 발표되었던 터라 회의에 참석했던 물리학자들은 그 내용을 이미 많이 알고 있었다. 따라서 이 회의는 양자물리학에 대한 코펜하겐 해석의 성공을 확인하고 축하하는 회의가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보어의 발표가 끝나자 아인슈타인은 보어의 해석을 조목조목 날카롭게 반박했다.

 

 

 

좌측) 하이젠베르크. 진공빛의 밝기, 9800

우측) 5차 솔베이 회의에서 격렬한 논쟁을 벌인 보어(왼쪽)와 아인슈타인이 잠시 휴식을 취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닐스 보어와 아인슈타인, 둘 다 9800

 

 

 

아인슈타인은 보어의 상보성 원리(complementary principle: 보어가 불확정성원리에 의한 양자역학의 해석을 강조하기 위해 도입한 철학적 개념)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서 우주를 지배하는 논리는 우연과 불확정성이며, 미래의 상태는 확률적인 예측만이 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해 아인슈타인은 자연현상은 확률적인 방법으로가 아니라 엄격한 인과법칙으로 설명되어야 한다고 맞선 것이었다.

 

아인슈타인은 우주를 지배하는 기본법칙에 우연이 끼어들 여지가 없고 미래의 상태를 예측할 수 없는 것은 양자역학 이론이 불완전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하면서 이런 유명한 이야기를 남겼다.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네. God does not play dice.”

어떤 일정한 법칙 없이 우주가 있게 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러자 보어가 이에 맞서 또 유명한 이야기로 응수했다.

아인슈타인, 신에게 명령하지 말게나. Einstein, stop telling God what to do”

다윗 보어가 아인슈타인 골리앗에게 한방을 날리는 순간이었다.

 

다음 사진은 1931년 대공황으로 시카코 남성 실업자들이 무료 급식소에 줄을 선 모습이다. 모인 사람의 수는 앞의 솔베이 회인 참석자 숫자와 비슷하고 시기도 비슷하지만 진공빛의 밝기 차이가 큰 것이 비교된다.

 

 

1931, 대공황으로 시카코 남성 실업자들이 무료 급식소에 줄을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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