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권 : 천지의 본음/1부 2장 15

불가사의이고 기적이다

- 청허 휴정의 ‘삼교통합’ 삼교(三敎)는 크고 둥근 거울이요 / 문장은 자못 하나의 기능에 지나지 않네.​ 휴정스님은 '삼교 통합론'을 내세워 유교, 불교, 도교가 하나임을 주창했다.​​ 세상의 종교들이 주목한 진리가 진공인 것을 이야기한 것이다. ​​​​​​​​​​​​​​​​​​​​​​​​그리고 헛되지 않은 것은 모두 여기서 비롯한다고 본 것이다. 중니(仲尼)가 이미 처음이 아니거든 / 백양(伯陽)이 어찌 마침[終]이 되겠는가 / 고요하고 쓸쓸한 천지(天地) 밖에서 /화(化)하여 무궁(無窮)으로 드네. 유교와 도교를 찬(讚)함 [*중니(仲尼) : 공자. *백양(伯陽) : 노자] 이 시도 진공을 펼친 것이 종교요 종교를 접으면 진공이라고 말한 것이다. 청허 휴정은 ‘삼교통합’(* 유교, 불교, 도교를 ..

꽃의 문을 두드리면

식물의 씨앗은 땅에 뿌려지기 전에는 두꺼운 껍질로 자신을 보호하지만 땅에 떨어진 후에는 껍질이 손상되어야 발아할 수 있게 된다. 껍질의 손상은 며칠 혹은 몇 달에 걸쳐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몇 년, 그 이상에 걸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씨앗의 생명력은 씨앗의 종류에 따라 천지 차이가 난다. 어떤 식물의 씨앗은 몇 년밖에 견디지 못하는데, 어떤 것은 몇백, 몇천 년 동안 보존되었다가 거짓말처럼 싹을 틔우기도 한다. 헤롯의 궁전에서 발굴된 2천 년 된 야자수 씨앗이 발아한 일도 있었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남 함안에서 산성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고려 시대의 아라홍련의 씨를 수습했는데, 이것이 7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 2016년 9월 외신은 칠레 아타카마 사막이 분홍빛 꽃밭으로 변..

사랑, 빛으로 보면

2016년의 어느 날, 아침 산책길에서 찍었다는 장미꽃 사진과 함께 문자가 왔다. “(성경이 말한) ‘사랑’에 대해 빛으로 설명해주십시오.” 빛 운영을 계속하는 것에 따라 시시각각 점점 더 밝아지는 변화가 현재 진행중이다. 그래서 빛운영 전 사진보다 빛운영이 시작된 후 찍은 사진이 더 밝은 빛을 띠게 되고, 오늘 찍은 사진은 어제 찍은 사진보다 더 밝은진공 빛을 띠게 된다. 그러므로 이날 촬영된 장미꽃 사진은 그동안에 촬영된 그 어떤 장미꽃보다 더 밝은 진공 빛을 띠게 된다. 다음의 빛운영 전에 촬영된 장미 사진과 2016년의 사진에서 비교해볼 수 있다. 장미꽃 사진이 띤 진공 빛을 감상하다가 신약성경은 참빛 예수에 대한 말씀이니 성경에서 믿음, 소망, 사랑이라 한 것에서 ‘사랑’은 진공빛의 관점에서 이..

진공은 통합의 마당이다

우주의 기원은 종교와 과학 모두의 관심사지만 종교와 과학은 대화하지 못하고 대립해 있었다. 우주의 모습과 진화를 연구하는 것은 과학자들의 몫이지만, 우주의 생성에 관한 문제는 여전히 종교의 문제라는 것이 종교의 입장이다. 지난 81년에 바티칸 교황청 주최로 현대우주론에 관한 천문학회가 열렸다. 이때 교황 요한 바오르 2세는 연설에서 이런 말을 했다. “… 항상 자연과학자들은 그들이 속해 있는 우주의 근원에 관한 궁극적 미해결점을 안고 있다.… 우리 종교가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질문이 요구하는 것은 물리학이나 천문학적 지식이 아니라 이를 초월하는 어떠한 형이상학적 진리라 믿는다.” 종교가 과학에 가하는 비평은 확신에 찬 것이다. 그렇지만 종교는 ‘믿음’을 이야기한다. ‘과학적 지식이 아니라 이를 초월하는..

유리 세계

산길에 사람 없고 새도 돌아오지 않아 / 외로운 마을 어둑한데 찬 구름만 쌓였다 / 절의 중은 유리 세계를 밟고 나가서 / 강 얼음을 깨트려 물을 길어 돌아온다. 검단사의 설경_정렴 저 멀리 찬 구름에 쌓인 세속의 마을에서 떨어져 한적한 산천과 어울린 산사와 스님의 맑고 고적한 생활의 선미가 일품인 이 시는 조선조의 문인 정렴의 시이다. 정렴은 북창이라는 호로 불린 사람으로 매월당 김시습, 토정 이지함과 더불어 조선 삼대 기인으로 불린 사람이다. 그는 유교의 심성 수양을 중시한 선비였지만 도교의 방술과 불교의 참선에도 몰입했다고 한다. 이 시는 그가 잠시 검단사에 머물었던 동안에 지은 듯하다.  검단사는 한강 하류인 파주 통일전망대 아래 임진강이 한강과 합수되어서 서해의 바닷물이 밀물과 썰물에 맞춰서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