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권 : 천지의 본음/1부 2장

진공은 통합의 마당이다

능 소 2022. 8. 17. 23:16

 

 

 

우주의 기원은 종교와 과학 모두의 관심사지만 종교와 과학은 대화하지 못하고 대립해 있었다. 우주의 모습과 진화를 연구하는 것은 과학자들의 몫이지만, 우주의 생성에 관한 문제는 여전히 종교의 문제라는 것이 종교의 입장이다.

 

지난 81년에 바티칸 교황청 주최로 현대우주론에 관한 천문학회가 열렸다. 이때 교황 요한 바오르 2세는 연설에서 이런 말을 했다.


항상 자연과학자들은 그들이 속해 있는 우주의 근원에 관한 궁극적 미해결점을 안고 있다.우리 종교가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질문이 요구하는 것은 물리학이나 천문학적 지식이 아니라 이를 초월하는 어떠한 형이상학적 진리라 믿는다.”

 

종교가 과학에 가하는 비평은 확신에 찬 것이다. 그렇지만 종교는 믿음을 이야기한다. ‘과학적 지식이 아니라 이를 초월하는 어떠한 형이상학적 진리라 믿는다는 것이다.

 

과학과 종교의 견해는 접점이 없을까? 필자는 종교가 하느님은 진공이시다고 알게 되고 과학 또한 빅뱅이 진공이라는 궁극의 바탕에서 일어났다고 생각하면 대립을 넘어 소통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오직 그분만이 죽지 않으시고, 사람이 가까이 할 수 없는 빛 속에 계시고, 사람으로서는 본 일도 없고, 또 볼 수도 없는 분이십니다(디모데전서 6:16)’라고 기술해야 하도록 하느님이 모습 없이 계신 것은 하느님이 진공이시기 때문이다. , 어디나 계시지만 진공이셔서 우리가 인간적인 눈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느님이 진공이시면 진공이라는 하나의 본체가 진공, 진공요동, 진공빛이라는 세 작용(=삼신)으로 활동하는 것을 통해 진공요동에서 우주가 나오고 진공요동은 또한 진공 성분 빛현상을 수반하는 것이 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하느님은 죽지 않고 빛 속에 계시고 사람으로서는 본 일도 없고 볼 수도 없는 분이신 것이 모두 설명된다.

 

현대의 과학자들은 창조주를 끌어들이는 대신 어떻게 우주의 생성 기원을 설명하고 있을까? 천문학자들과 물리학자들은 터널효과로 우주의 생성이 이루어지는 확률에 대해 말한다.

 

이를테면, 과학이 생각하는 우주 탄생 이전은 절대적인 물리법칙이 존재하는 양자역학적인 혼돈 상태(진공요동)이다. 이 상태는 전체 에너지가 ‘0’인 상태, 즉 무()의 상태이면서 원시우주가 되는 입자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고전적으로 생각하면 이렇게 생성된 입자가 ‘0’인 에너지 벽을 뚫고 나올 확률은 ‘0’이다. 그런데 전자와 같이 양자역학의 지배를 받는 미시세계에서는 터널효과에 의해 이 입자가 무 상태의 에너지 벽을 넘어 마치 공간이동하듯이 출현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진공 입자가 내용물을 쏟은 일이 일어나서 이렇게 출현한 우주는 팽창을 시작하고, 그리하여 우리는 이런 우주 중 하나에 살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느님은 진공이시다고 이해하면 진공요동은 곧 창조를 지시하는 신의 명령어(말씀)가 되는 것이며, 터널효과는 신의 말씀대로 창조가 이루어지는 이치가 된다.

 

종교와 과학이 진공에 주목하면 우주 발생을 통해 출현한 사물을 진공빛이 비추어 생명을 부여하고 또한 진공빛이 사람 안에 들어서서 생명의 성품이 된 것도 깨닫게 되어서 인생들이 진공이신 하느님의 빛과 그 신령한 지성 공적영지의 광명 을 공유한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사실, 종교는 이 사실을 일깨우는 활동을 하는 것이어야 하며, 종교가들은 인생들이 진공빛이 주는 복을 누리도록 돕기 위한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그게 종교가 지불해야 하는 밥값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종교와 과학이 진공에 주목하게 되어서 그에 따른 변화가 일어나더라도 이것은 인간 세상에서 처음 일어나는 일인가? 그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류사가 시작된 저 선사시대의 순수한 세계관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모습이 없는 하늘을 하늘의 하늘이라 하며, 하늘의 하늘은 곧 하느님이시다.
(無形之天 謂之天之天 天之天卽天神也) 참전계경_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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