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권 : 천지의 본음/1부 1장

성화의 빛

능 소 2022. 8. 16. 16:21

 

 

성경의 창세 이야기에서 해와 달은 창조의 넷째 날에 발광체라 하여 낮과 밤에 등장했다. 이 빛은 사물이 낸 빛이니 우리는 편의상 물질 성분의 빛이라고 부를 수 있다. 창조의 마지막 날에 사람이 창조되자 이제 생명체가 마음 활동한 정신 성분의 빛도 있게 되었다. 물론, 신앙심이 낸 빛도 정신 성분이다.

 

물질이나 정신이 낸 빛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비춰온 빛이 있다. 그림에서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하느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빚고 사람의 코에 생기를 불어넣자 그가 생령이 되었다. 이 표현에서 사람은 피조물이고 사람 안에 넣어진 생기는 조물주 자신의 영원한 생명이다.

 

생령이 된 아담은 하느님의 빛이 밝은 사람이었다. 그가 만물 중에 가장 밝았다. 그렇지만 하느님의 빛은 천지와 사물들도 두루 비추었다. 빛이신 하느님이 발광체들을 하늘에 두셨으므로 사물들도 미약하나마 하느님의 빛을 함유하게 된 것이다.

 

초창기 기독교 문헌에별빛이 그 너머의 참 빛의 파편을 전달한다고 한 기록이 있다. 이 말은 아마도 선사시대의 광명 사상의 전승일 터인데, 피조물인 별의 빛에 조물주의 빛이 미약하나마 탑승하여 있다고 한 것이다.

 

별의 창조1174년경 모자이크, 몬레알레 대성당, 시칠리아 부분

 

 

하느님은 항상 계시지만 모습이 없다.오직 그분만이 죽지 않으시고 가까이할 수 없는 빛 가운데 거하시며, 아무도 보지 못하였고, 또 볼 수도 없는 분이시다.디모데전서의 이 말은 하느님이 진공인 것을 암시해준다. 이러한 앎은 선사시대 인류 조상의 세계관 하느님 신앙이 하늘허허공공(虛虛空空)’하다 하고 하느님이라 부른 것과 뜻이 통하는 것이다.

 

하느님은 진공이시고 참빛이 진공 성분이면 하느님이 어디나 계시고 두루 모든 것을 비추지만 아무도 보지 못하게 된다. 그렇지만 그림은 사람이 알 수 있도록 빛에 색칠해 주었다. 이렇게 그리는 것을 변상도(變相圖)라고 한다.

 

아담은 하느님의 생기를 받아 생령이 된 자였으니 그가 타락해 생령의 위상을 상실한 것은 그가 하느님 빛을 잃은 것을 의미한다. 불이 꺼진 자리에 재가 남듯이, 타락한 아담과 이브는 빛없는 사람이 되었다.

 

 

조반니 디 파올로 천지창조와 낙원추방의 부분

 

 

낙원추방을 묘사한 조반니 디 파올로의 그림에서 신은 머리에 광명을 띠고 있다. 남녀의 등을 떠밀어 낙원 밖으로 추방하는 천사의 머리에도 빛이 있고, 신이 붙잡아 돌리는 창조의 바퀴(우주) 속 천지의 모습에도 하느님의 머리에 있는 빛과 같은 빛을 띠었다. 하지만 낙원 밖으로 추방되는 남녀의 모습에는 빛이 없다.

 

빛을 잃은 것이 죄이면 구원받음은 빛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물이 낸 물질 성분 빛이 역할을 해줄 수 없고 인생이 마음 활동해서 낸 빛 심지어는 신앙 활동이 발한 빛도 - 하느님의 빛을 대신하지는 못한다.

 

하느님의 빛은 빛의 본향인 하늘의 하늘에서 내려오고 인생들은 하느님의 빛을 영접해야 한다.온갖 좋은 은사와 온전한 선물이 다 위로부터 빛들의 아버지에게서 내려오나니 그는 변함도 없으시고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으시니라. 야고보서 1:17

 

조토 디 본도네, 성령강림 부분

 

 

14세기 이탈리아의 휴머니스트 화가 조토 디 본도네의 그림 성령강림은 하늘에서 내려온 하느님의 빛을 받아 사도들의 머리에 밝은 후광이 둘러있는 것을 표현했다.

 

하느님의 빛이 사람을 비추는 이유에 대해 성경은 말하였다.하느님은 그 택하신 자들이 거듭나 신의 성품에 참예하는 자가 되는 중생(regeneration)에 의해 그들의 아버지가 되신다 벧후 1:4

 

신의 성품에 참예하는 자가 되는 중생은 빛으로 거듭나는 것, 곧 하느님의 빛을 영접해 밝아지고, 빛과 사람 사이의 간격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렇게 되는 것은 생령을 회복하는 것이고 이제 그의 생각과 행동은 하느님의 빛에서 일어난다.

 

하느님의 참 빛,그리스도의 구원을 표현한 그림

 

 

신앙론에서 톨스토이는 이런 말을 하였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하늘에서 내려온 하느님의 빛이 있다.이 빛은 하느님의 성령이다.이 빛에만 봉사해야 한다.그리고 그 빛 속에서만 행복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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