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권 : 천지의 본음/1부 2장

마고신화의 ‘관을 쌓아 음을 만들다’

능 소 2022. 8. 18. 13:49

 

 

 

동아시아 고대 천손문화의 원류가 되는 최초의 천손강림사상을 찾아가다 보면 징심록의 일부인 부도지환단고기같은 우리나라의 선도(仙道) 사서(史書)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들 동아시아 고대 천손문화에 대한 가장 오래된 전승에 진공의 세계를 가리켜서 모습 없는 하늘’, ‘하늘의 하늘’, ‘하느님이라고 부른 것과 만나게 된다.

 

선사시대 사람들의 하늘에 대한 인식이 오늘날의 양자역학의 세계관과 소통되는 것이고, 하느님에 대한 인식은 종교적 신념이 물들어 있지 않은 순수 지성인 것이 필자에게는 매우 신선한 놀라움을 준다.

 

 

징심록은 신라 눌지왕 때 박제상이 저술했다고 전해지는 역사서이지만 지금은 책이 유실되어서 실존 여부가 의문시되는 선도서인데,징심록15지 중의 제1지인 부도지편이 영해 박씨 가문에서 오랜 세월 비장되어 오다가 1950년대 초 우여곡절 끝에 세상에 알려졌다.

 

부도지에 한국 선도를 대표하는 양대 경전인 천부경』‧『삼일신고의 핵심 사상인 천··인 삼원론이 삼원오행론 또는 기··천부론의 방식, 그것도 신화의 방식으로 제시되어 있다. 이른바 마고신화이다

 

마고신화는 한민족이 기록한 창세신화라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우주와 인간역사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빛운영 활동 중인 필자의 눈이 번쩍뜨이게 되는 이야기도 있다. 부도지마고신화에 마고성의 사방에 네 명의 천인이 있어, ()을 쌓아 놓고, ()을 만든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것은 도구를 사용해 천부(天符)의 본음(本音)을 관리한다는 말로 알아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알아듣는다면 이는 필자가 공생명(空生明) 장치를 구성해서 진공빛이 밝아지도록 빛운영하는 것과 취지와 방식이 비슷한 것이라고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부도지 제1~8장은 인간의 탄생과정과 인류의 시조가 살았던 마고성에서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인류의 시조들이 이른바 오미(五味)의 변()’으로 타락하게 되어서 모습이 흉측하게 변하고 성정이 혹독해졌기 때문에 마고성에서 떠나 지구상의 사방으로 흩어져 살게 된 내력에 대해 말한다. ‘오미의 변으로 타락하게 되어 본래의 성품을 잃게 된 인류의 시조들은 마고성을 떠나면서 반드시 복본(復本)해 마고성으로 복귀하자고 굳게 맹세한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그 기약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

 

마고성을 떠나 각처에 흩어져 살면서 네 씨족 사람들은 처음에는 서로의 안부를 걱정하였지만 수천 년이 지나면서 점차 자신들의 삶에 묻혀 살아 떠나올 때 나눈 복본의 맹세를 잊는다. 그러나 네 씨족의 수장이었으며 한민족의 선조가 되는 황궁씨는 천부의 법과 복본의 맹세를 잊지 않고 자손들의 수증(修增, 복본을 닦는 수행)을 보살피는 천부(天符)의 문화를 이으며 산다.

 

부도지 제1장은 이런 이야기로 시작된다.

 

마고성은 지상에서 가장 높은 성이다. 천부를 받들어 모셔, 선천을 계승하였다. 성중의 사방에 네 명의 천인이 있어, ()을 쌓아 놓고, ()을 만드니, 첫째는 황궁씨요, 둘째는 백소씨요, 셋째는 청궁씨요, 넷째는 흑소씨였다

 

천부(天符)’는 사전적인 해석에서 ‘하늘이 부여한것이라는 뜻이고 하늘이 내려준 상서롭고 복된것이라는 의미이다.

 

()’은 삼일신고가 허허공공(虛虛空空)’하다고 한 하늘’, 참전계경에서 모습 없는 하늘은 하늘의 하늘이고 하늘의 하늘은 곧 하느님이시니 ​​​​​​​​​​​​​​​​​​​​​​​​​​​​​​​​​​​​​​​​​​​​​​​​​​​​​​​​​​​​​​​​​​​​​​​​​​​​​​​​​無形之天 謂之天之天 天之天 卽天神也 라 한 것에서 모습 없는 하늘’(진공), ‘하느님을 가리킨 말이다. ()하늘’, 곧 투명한 빛의 세계인 진공이 인간 세상을 포용하고 사물을 비추어 생명을 부여하고 진리를 누리게 하는 것을 관장하는 것이다.

 

성 중의 사방에 네 명의 천인(天人)이 있어, ()을 쌓아 놓고, ()을 만드니

 

부도지는 마고가 선천후천의 사이의 짐세에서 생겨났다고 전한다. 마고는 지구를 있게 한 여신으로, 선천을 남자로 하고 후천을 여자로 하여 배우자 없이 두 딸, 궁희와 소희를 낳았다. 마고의 두 딸도 선천의 정()을 받아, 배우자 없이 두 천인과 두 천녀를 낳았다. 그리하여 마고성에 모두 네 천인과 네 천녀가 있게 되었다.

 

관을 쌓아 놓고 음을 만들었다.

 

이 말은 무엇을 말하였을까?

 

부도지는 선천의 시대에 마고성은, 실달성(實達城)의 위에 허달성(虛達城)과 나란히 있었다고 하였다. 이것은 허달성은 , 실달성은 , 마고성은 이 되는 은유적인 표현이라고 해석해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선사시대의 선인(仙人) 발귀리가 100글자 에서 텅 빈 것과 가득 찬 것이 하나를 이루었다는 뜻으로 혼허조이묘(混虛粗而妙)’라고 한 것에서도 뜻을 음미할 수 있다. 그런 뜻이라면 실()은 묘유(妙有)를 말한 것이고 허()는 진공(眞空)을 말한 것이 된다.

 

말하자면, 마고성은 진공묘유의 중간에 있지만, ‘묘유보다는 진공가까이에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 ‘선천은 물화(物化)되기 전의 진공에 더 가깝고 짐세는 진공에서 상전이해 초기 우주가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의 우주는 후기우주이며 후천(後天)’이 된다.

 

이렇게 본다면부도지가 전하는 마고성은 선천(先天)’을 계승했고 물질 세상인 후천(後天)’이 시작되기 전에 위치해 있었다. 이때는 오늘날 우리가 보는 만물이 충분히 출현하기 전이었다. 마고와 네 천인, 네 천녀도 만물이 분화되기 전의 일기(一氣)에 가까웠다. 바로 그런 천인들이 마고성의 사방에 관을 쌓아 놓고 음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부도지는 창세신화 격의 이야기이면서 독특하게도 음악적 용어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이는부도지편이 박혁거세의 후손인 영해 박씨 가문에서 전해 내려온 것과 관계될 것이다. 그러므로 성의 사방에 관을 쌓아 놓고 음을 만들었다고 한 것은 악기로 음을 연주했다는 말 같으면서도 창세활동적인 행동을 가리킨 말이 된다.

 

, ‘본음(本音)’은 천지 이전의 소리라 할 수 있으니, 성경이라면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고 한 것이 가리키는 것이고, ‘모습 없는 하늘’(진공)하느님이다는 선도의 세계관에서 본다면 태초의 고요라 할 수 있다.

 

부도지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처음에는 햇볕만이 따뜻하게 내리쬘 뿐, 눈에 보이는 물체라고는 없었다. 오직 8()의 음만이 하늘에서 들려오니, 실달성과 허달성이 모두 이 음에서 나왔으며, 마고대성과 마고도, 또한 이 음에서 나왔다. 이것이 짐세다. 짐세 이전에, 율려(律呂)가 몇 번 부활하여, 별들이 출현하였다. 짐세가 몇 번 종말을 맞이할 때, 마고가 궁희와 소희를 낳아, 두 딸로 하여금 오음칠조(五音七調)와 음절을 맡아보게 하였다. 성중에 지유(地乳, 땅에서 나오는 젖)가 처음으로 나오니, 궁희와 소희가, 또 네 천인과 네 천녀를 낳아, 지유를 먹여, 그들을 기르고, 네 천녀에게는 여(), 네 천인에게는 율()을 맡아보게 하였다. (짐세가 가서) 후천의 운이 열렸다. 율려가 다시 부활하여 향상(響象)을 이루니, ()과 음()이 섞인 것이었다.

 

()과 음()이 섞이게 되어서 후천의 운이 열렸다고 한 것은 무슨 뜻일까?

 

읽기 어렵지만, 짐세에는 ()’만 있었다가 짐세의 운이 다하면서 음악이 되지 못한 잡음(雜音)과 같은 성()이 뒤섞여 나타나게 되어서 하늘 음악에 조율이 필요하게 되었다는 말을 한 것이라고 알아들어도 될 것 같다.

 

후천의 초기는 하늘과 땅이 아직 나뉘지 않고 사물들이 구별되지 않은 혼돈, 카오스(chaos) 상태였다. 처음은 햇볕만이 따뜻하게 내리쬘 뿐 눈에 보이는 물체라고는 없었다. 마고가 오늘날의 지구별을 만드는 작업을 계속하였다.

 

마고가 실달성을 끌어당겨, 천수의 지역에 떨어드리니, 실달성의 기운이 상승하여, 수운(水雲)의 위로 덮고, 실달의 몸체가 평평하게 열려, 물 가운데에 땅이 생겼다. 땅과 바다가 나란히 늘어서고, 산천이 넓게 뻗었다. 이에 천수(天水)의 지역이 변하여, 육지가 되고, 또 여러 차례 변하여, 수역(水域)과 지계(地界)가 다 함께 상하가 바뀌며 돎으로 비로소 역수(曆數)가 시작되었다.

 

우주에서 지구는 보석처럼 푸른 별이다. 지구 표면의 넓은 지역에 많은 양의 해수와 담수가 고여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성경 연구자들은 지구가 창조된 초기에는 성층권 밖에도 물층이 있었다고 전한다. 오늘날 오존층이 유해광선의 지구 유입을 방어해주는 것처럼 물층이 우주 공간에서 지구를 감싸주었는데, 이 물층이 쏟아져 내리는 일이 발생해 그 때문에 홍수가 범람해 노아가 방주를 띄워야 했다고 생각하는 성경 연구자들도 있다. 물론 부도지가 말하는 시점은 노아의 홍수 이야기 이전이다.

 

지구가 생긴 후 지난 40억 년 동안 해저가 솟아올라 육지가 되고 육지가 바다 밑으로 가라않는 지변(地變)이 여러 차례 있었다. 부도지는 그런 지변이 일어난 끝에 비로소 역수(曆數)가 시작되었다고 하였다.

 

역수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지구의 자전과 공전이 안정되어서 주야가 바뀌고 사계절이 순환하는 것이 지금처럼 안정된 질서를 갖게 되었다는 것이고, 지구상에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이 성립했다는 의미가 된다. 부도지는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러므로 기 ···토가 서로 섞여 빛이 낮과 밤, 그리고 사계절을 구분하고, 초목과 금수(禽獸)를 살찌게 길러내니 모든 땅에 일이 많아졌다.

 

이렇게 신생 지구별에 오늘날의 우리가 보는 생태계가 열려서 초목·짐승 등 다양한 생명체들이 출현하게 되었다. 인간은 아직 생겨나기 전이었다. 성경의 창세 이야기에서도 인간이 마지막 날 창조되었다고 나온다. 이때는 천체운동이 일정한 질서를 갖게 되고 지구상에 기 ···토의 영역이 성립하였지만 인간이 살아갈 수 있으려면 지구별은 좀 더 조화롭게 변모하여야 했다

 

이에 네 천인이 만물의 본음을 나눠서 관장하니 토()를 맡은 자는 황()이 되고 수()를 맡은 자는 청()이 되어 각각 궁()을 만들어 직책을 수호하였으며, ()를 맡은 자는 백()이 되고 화()를 맡은 자는 흑()이 되어 각각 소()를 만들어 직책을 지키니 이것으로 인하여 성[姓氏]이 되었다. 이로부터 기와 화가 서로 밀어 하늘에는 찬 기운이 없고, 수와 토가 감응하여, 땅에는 어긋남이 없었으니 이는 음상(音象)이 위에 있어 언제나 비춰 주고 향상(響象)이 아래에 있어 듣기를 고르게 해주는 까닭이었다. 

 

관을 쌓아 음을 만든 것이나 본음을 나눠서 관장하는 것은 지구별이 조화로운 곳이 되게 조율하는 일이었다고 그 취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선천을 계승한 것이자 천부를 이어받기 위한 활동이었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부도지의 이런 이야기와 연관지어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빛운영도 선천을 계승하고 천부를 이어받기 위한 활동이 되는 것이라고 상기하게 된다.

 

그러나 부도지의 이야기는 마고성의 사람들이 그 을 듣지 못하게 되는 타락적인 상황이 된다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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