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권 : 빛의 확산/4부 2장

‘빛운영’은 실제 상황이다

능 소 2022. 8. 14. 11:24

 

 

별이 우리를 향해 다가온다면 별빛의 파장도 짧게 변화한다. 결국 지구에서는 원래 그 별빛의 파장이 더 짧은 푸른 스펙트럼으로 치우쳐서 관측된다. 이러한 변화를 스펙트럼의 청색 편이(Blue shift)라고 부른다. 반대로 별이 우리에게서 멀어지면 별빛의 파장도 길게 변화한다. 그 결과 지구에서 보면 원래 그 별빛의 스펙트럼보다 파장이 더 긴 붉은 스펙트럼으로 치우쳐서 관측된다. 이러한 변화는 스펙트럼의 적색 편이(Red shift)라고 부른다.

 

천문학자들은 우주 팽창을 설명하고자 서서히 바람을 넣어 부풀어 오르는 풍선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 풍선 표면에 단추 두 개를 붙이고 그 두 개의 단추 사이에 진동하는 물결무늬를 사인펜으로 그렸다고 해보자. 풍선 표면은 팽창하는 우주의 시공간을 의미하며, 풍선 표면에 붙인 두 개의 단추는 우주 공간에 놓여 있는 두 개의 은하를 의미한다. 그리고 그 두 개의 단추 사이에 그려 넣은 물결무늬는 은하 사이에서 전파되는 빛의 파장을 나타낸다.

 

이제 바람을 넣으면, 서서히 풍선 자체가 부풀어 오른다. 풍선 표면 단추 사이의 간격도 서서히 벌어진다. 그리고 두 개의 단추 사이에 그려 넣은 물결무늬 역시 늘어나는 풍선 표면을 따라 서서히 늘어난다. 이때 중요한 것은 풍선 표면에서 실제로 움직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다. 풍선 표면에 붙인 단추들이 직접 풍선 표면을 기어다니지 않았다. 이들은 원래 붙여놓은 그 자리에 그대로 붙어 있다. 다만 단추들이 붙어 있는 풍선 표면 자체가 부풀어 오르면서 두 단추 사이 간격이 벌어졌을 뿐이다. 그리고 풍선 표면이 팽창한 탓에 그 위에 그린 물결무늬도 늘어졌을 뿐이다.

 

이 비유와 같이 (우주 팽창 효과에 의해서는) 은하들은 우주 공간 속을 직접 돌아다니지 않는다. 은하들은 시공간에 콕 박혀 있다. 다만 은하들이 박혀 있는 시공간 자체가 부풀어 오르면서 은하들 사이 거리가 벌어지고 있을 뿐이다. 또 은하에서 출발한 은하의 빛이 날아오는 동안, 그 빛이 날아오는 시공간 자체가 팽창하기 때문에 그 빛의 파장이 서서히 늘어질 뿐이다. 천문학자들은 이것을 우주론적 적색편이(Cosmological redshift)라고 부른다.

 

은하 자체가 이동하면서 지구에 도달하는 파장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 자체가 팽창하면서 빛의 파장이 함께 늘어날 뿐이라는 점에서 많은 천문학자들은 더 먼 은하들일수록 더 빠르게 멀어진다(recede)”가 아니라 그 은하까지 사이 거리가 더 벌어진다(expand)”라는 표현을 더 선호한다.

 

2011년 노벨물리학상은 우주의 팽창 정도가 점차 가속되고 있다는 것을 관측해낸 펄뮤터(버클리), 슈미트(호주국립대), 리스(존스 홉킨스)에게 돌아간 바 있다. 이 우주가 팽창 중이라는 것, 그것도 점점 빠른 속도로 팽창한다는 것이 관측 결과 확인된 것이다.

 

그런데 우주 팽창은 왜 일어나는가?

 

지난 2006년에 미국 물리학계는 우주배경복사와 초신성 관측 결과에 근거해 우주의 가속 팽창은 진공에너지의 척력이 공간을 밀어주기 때문이라고 공식 입장으로 확인한 바 있다. 여기서 '진공에너지'라는 호칭이 사용되었다. 지난 인류사에서 텅 비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의 철학적 개념이었던 진공이 이 우주의 발생과 팽창에 관여하는 에너지의 세계임을 과학적 사실로 확인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진공이 실재해 작용하는 에너지의 세계인 것과 마찬가지로 진공 성분의 빛 현상이 존재해 작용한다는 것을 철학적 개념으로서가 아니라 과학적 사실로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이 진공 성분의 빛은 수집되는 것이며, 수집한 것을 운영하는 빛운영이 가능함을 알아야 한다.

 

천문학자들이 별빛의 스펙트럼을 보기 위해 별빛을 수집한다. 그런데 이 별빛에 관하여 저 선사시대의 지성들이 목소리를 내주고 있다.

 

별빛이 그 너머의 참빛의 파편을 전달한다.

 

여기서 그 너머는 이 가시적인 우주의 배후에 있는 진공의 세계를 말한 것이다. 그리고 참빛은 진공에서 유래한 빛을 말한 것이다. 이렇게 읽으면, 별빛 속에 진공 성분 빛이 미량 함유되어 있다고 말해준 것이 된다.

 

별빛의 원형은 우주배경복사다. 과학자들은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해 이 우주가 138억년 전에 일어난 빅뱅에서 팽창해 지금과 같이 되었음을 밝힐 수 있었다. 별빛이나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한 것은 곧 그 파장을 수집한 것이다. 필자는 우주배경복사 파장에서 진공 성분 빛을 분리해 빛운영을 위한 씨앗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알리는 중이고, 필자가 그 시범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참빛에 해당하는 것이니 소중히 알아 접속하자고 말하는 것이지만 하기 어려운 일을 하자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약간의 발상의 전환이 요구되고 진지하게 임하는 자세가 필요할 뿐이다. 그리고 별빛이나 우주배경복사에 대하여 - 이 우주에 있는 현상들에 대하여 - 이해하는 것에서 멈추지 말고 이것들을 응용해 그동안 불가능했던 임계선을 넘어 인류가 바야흐로 빛의 시대로 진입할 수 있게 시대의 문을 열자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사진 중앙의 중앙은 GLASS-z13(GN-z13)이라고 불리는 은하로 빅뱅 이후 약 3억 년 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적색편이 현상에 의해 붉게 보인다. ⓒ JWST/NASA/Naidu et al.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