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조선을 떠난 건 9살 때였소. 그저 달렸오. 조선 밖으로. 조선에서 가장 먼 곳으로. 그런데 앞에 파란 눈의 금발머리 선교사가 구세주처럼 나타났소. 그의 도움으로 미국 군함에 숨어들었고, ‘한 열흘쯤 가면 되겠지.’ 했는데, 한 달을 갔소.”
애신: “헌데, 9살 아이가 무슨 연유로?”
유진: “‘죽여라! 재산이 축나는 건 아까우나 종놈들에게 좋은 본을 보이니 손해는 아닐 것이다.’ 그게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 조선이오.”
애신: “누가 그런 말을 했단 말이오?”
유진: “상전이었던 양반이.”
애신: “……”
유진: “무엇에 놀란 거요? 양반의 말에? 아님 내 신분에?”
애신: “……”
유진: “맞소! 조선에서 난 노비였소.”
애신: “……”
유진: “귀하가 구하려는 조선에는 누가 사는 거요? 백정은 살 수 있소? 노비는 살 수 있소?”
이 대화는 2018년作 tvN의 24부작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고애신(김태리 분)이 미국에서 자란 조선인 유진 초이(이병헌 분)가 조선을 탈출하기 전에 어린 노비였던 것을 알게 되는 장면의 대사입니다. 이 드라마는 구한말의 역사적 배경과 함께, 당시의 사회적 문제와 인물들의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내어 많은 사랑을 받았죠.
조선시대의 신분제는 크게 양반, 평민, 노비로 나뉘었습니다. 양반은 조선 초기에는 약 7%였으나, 후기에는 공명첩과 납속책 등의 영향으로 양반의 비율이 크게 증가해 약 70%에 이르렀다죠. 평민은 조선 초기에는 약 45%였으나, 후기에는 양반의 비율이 증가하면서 평민의 비율은 감소했고, 노비는 조선 초기에는 약 35%였으며, 후기에는 약 18%로 감소했다고 합니다.
자국민의 40%를 노비로 만들어 착취한, 세계사에서 보아도 악랄한 신분제를 가진 나라였습니다. 조선은.
드라마의 설정이지만, 유진 초이의 부모는 단지 노비였기 때문에 억욱한 죽임을 당했고, 9세였던 아이는 살기 위해 도망쳐야 했던 조선입니다. 그나마 TV드라마여서 어린 노비는 탈출할 수 있었고, 미군의 신분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시기적으로 유진 초이가 되는 아이가 태어나기 불과 얼마 전이었을 겁니다.
구한말. 조선의 민초들이 머리로 깨닫고 가슴에 울부짖어 말한 것 중에 그 울림이 컸던 말은 어떤 것일까?
“사람이 하늘이다!” 인내천人乃天
이 말도 그런 하나였을 것입니다.
고종과 민씨 정권은 동학농민군의 봉기를 진압하기 위해 청나라군과 일본군을 번갈아 요청했고, 그것이 청일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1894년 11월 28일에는 충청남도 공주 우금치에서 일본군이 신식 기관총을 사용해 동학농민군을 일방적으로 학살한 사건도 일어났습니다. 이 전투에서 수천 명의 동학농민군이 사망했습니다.
양반의 나라 조선의 조정이 지키려고 한 것은, 나라와 백성이 아니라 자국민을 노비로 만들어 착취한 양반들의 세상이었지 않은가!
오늘은 4376주년 개천절이라서 스쳐지나가는 감회가 새삼 아픕니다.
'개천’의 참 뜻은 '하늘을 열다’라는 의미라니; “사람이 하늘이다!”인내천人乃天은 죽임당할 이유가 아니라 살아야 할 이유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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