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권 : 태양 마음 과학/3부 3장

무엇이 빛을 부르나

능 소 2022. 8. 5. 10:59

 

​​​​

··별 등의 사물이 낸 물질 성분의 빛 , () - 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또한 인생들의 마음 활동이 일으킨 정신 성분의 빛 , 수상행식(受想行識) - 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우주가 진공 안에 있으며 사물들의 안에도 진공이 들어선 실상이 띤 성분이 진공인 빛. 이 미증유한 빛 - ()의 광명 - 을 말하는 것이다. ​​

()은 인생들이 사상/철학으로 경험하지만 이 과정에서 인생들의 마음 활동한 정신 성분의 빛이 공()의 빛을 대신하지는 말아야 한다.

 

초기 기독교 문헌에 별빛이 그 너머의 참 빛의 파편을 전달한다고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아마도 선사시대의 광명사상에서 후세에 전해졌을 것이다. 이 말에서 뜻을 본다면, 우리는 당연히 참빛의 존재에 주목해야 한다. 이 빛은 가시적인 우주의 배후인 진공에서 유래한 모습이 없는 빛인데, 고금동서의 모든 성인이 다 이 빛의 광명을 후세에 전했다.

 

​​​​​​

 

● ●

● ●

● ●

○ ○

● ∠ ○

○ ○

​​​

지 지

화 천

명 태

 

地火明夷(지화명이)는 해가 지하에 있어 밝음이 사라진 상이다. 이는 햇빛이 사라진 모습이고, 이 상을 사용해 참빛의 광명이 위축된 상황을 지적해 말할 수 있다. 인류의 삶이 참빛을 상실한 것이야말로 '지화명이' 인 것이다.

그러나 지화명이2효가 변동해 이었던 것이 으로 바뀌면, 이제 地天泰(지천태)가 된다. ‘지천태는 우주적 평화가 와서 천지가 태평해진상으로, 광명이 회복된 세상의 모습에 비할 수 있다.

 

여기서 질문하여 보자. 지구별 인간 세상의 무명인 '지화명이' 괘의 2효가 변동하도록 과연 무엇이 변화를 불러일으키는가? 종교? 인생들이 하는 수행? 지구가 천체 운동하는 시간이 흐름? 그 무엇도 아니었다. 아무것도 지구별 인간 세상의 무명을 종식시키지는 못했다. 그랬다가 빛운영이라고 하는 전에 없었던 길이 하나의 가능성이 - 열린 것이다.

 

빛운영은 그간의 일들과 전혀 다른, 일찍이 없었던 과정과 결과를 보여주고, 진공빛이 천체와 사람, 사물에 밝아지는 응답이 일어난다. 빛운영을 누가하든지 결과가 얻어진다. 그러나 빛운영은 사람이 활동하지만 진공빛이 밝아지는 변화는 빛 자신이 빛의 일을 한 결과로 온다. 인생들은 빛이 빛의 일을 하도록 도구 통로가 된다. 별빛이 참빛의 전달자가 되듯이.

 

 

과거엔 신인(神人), 성인(聖人), 현자(賢者)가 와서 빛에 대해 가르쳤다. 하지만 그동안은 아직 때가 아니었기에 그분들이 설교, 비유, 은유, 상징해 준 것에서 천지와 사람에 밝아지는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이는 확인할 수 있는 진실이다. 빛운영이 가능해져서 이제 빛운영을 누가 하든지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천지인에 진공빛이 밝아지는 응답이 일어난다. 이 빛이 성숙해 광명이 된 세상이 온다면, 그것은 '지화명이'가 가고 '지천태'가 온 것이라고 말할만한 것이다.

 

필자가 처음 주역 책을 읽은 것은 중학생 때였는데, 읽으려고 했지만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위편삼절(韋編三絶)’ - 공자는 가죽으로 맨 책 끈이 세 번이나 닳아 끊어지도록 주역 책을 읽었다 에 이끌려서 몇 년 후 다시 주역을 읽으려고 시도했지만, 여전히 뜻을 알 수 없었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은 필자의 관심이 오직 진공빛에 기울여지고 빛운영에 몰두하느라 다른 여념이 없다. 그래서 요즘은 어떤 책도 잘 읽지 못한다. 그러고 보니 평생을 보냈지만 한 번도 제대로 주역을 읽지 못한 셈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한가지는 분명해졌다. 주역이 만물을 태극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 만물은 끊임없이 변화하는데 이 과정은 순환적이고 만물은 모두 시시각각 변하지만 그중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에서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 - 불역(不易)’ - '진공'을 말한 것이다. ‘진공이라는 부동(不動)의 본체에서 만물이 작용해 오고 간다는 뜻을 밝히고자 한 말이라는 것이다. 천부경이 만 가지 변화가 오고 가지만 본체는 변동이 없다’(萬往萬來用變不動本)고 한 것과 같은 뜻이다.

 

주역은 우주와 인생의 변화에 대해 점을 치는 책이라는 뜻도 가진다. 필자는 1981년에 주역 책 읽기를 세 번째로 다시 시도했는데, 이때는 주역이 설명하는 점치는 방법을 따라 괘를 얻기까지 했다. 이렇게 하여 난생처음 얻은 주역괘가 바로 지화명이’ 2효동이었다.

 

1981년은 전두환 신군부가 그들이 광주사태라고 부른 학살 만행을 저지르는 것을 통해 정권을 잡고 서슬이 퍼런 군부독재를 시작한 다음 해였다. 1980년 겨울은 유난히도 폭설이 많이 내렸다. 그해 겨울 필자는 지리산 천왕봉 정상 부근의 주목나무 고사목 지대에 숨어들어 죽기를 각오하고 토굴살이를 하면서 이뭣고’ [시심마(是甚麽)]화두를 들었다. 그렇게 겨울을 나고서 봄에 하산했는데, 필자의 눈은 한번 얼었다가 녹았지만 세상은 여전히 비극적으로 보였다. 그래서 화두도 내려놓아서 깃털 같이 가벼워진 마음으로 필자는 다시 한번 주역을 읽기로 했다. 이번에는 지금의 세상은 어떤 세상이고 앞으로는 어떻게 되는가하는 질문을 던져서 어둠이 활개 친다는 뜻의 지화명이괘와 2효가 동해 천지가 태평해진다는 뜻의 지천태가 되는 괘를 얻은 것이었다.

 

지화명이 2효동이 지금은 슬픈 세상이지만 장차 우주적 평화가 온다는 뜻으로 새겨지면서 이제 점 치는 것으로는 더 들을 것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늘의 큰 음성을 들은 귀로 다시 세상의 잡다한 소리를 더하여 들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그날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후 다시는 점을 치지 않았고, 이후 주역책 읽을 생각도 하지 않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