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과체 2

하늘과 통한 빛, 이마에서 나가는 빛

불교가 발생한 이후 약 500년간 인도에서는 불상을 만들지 않았다. 이미 열반에 들어 존재하는 자로서의 의미가 없는 것이 부처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는 불상은 서기전 1세기 무렵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불상이 표현한 모습은 부처라는 존재의 철학적 의미를 가시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조형물이라 할 수 있는데, 깨달은 자(Buddha)인 부처는 인간과 다른 32가지의 모습, 80가지의 특징을 가졌다고 이야기되었지만 불상을 만들 때 이것들 모두가 다 적용되지는 않았다. 가장 보편적으로 쓰인 것은 머리에 높이 솟은 육계(肉髻), 이마의 백호(白毫), 둥글게 말린 머리카락인 나발(螺髮), 금색으로 빛나는 신체 등이다. 이 조형들은 모두 부처가 불성 정광명(진공빛)이 석가라는 인생을 옷 입어 응신해 오신 빛의 존재..

뇌에 내려온 빛

진공은 신이 만든 피조물이 아니라 스스로 비어 있는 자존자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진공, 곧 ‘모습 없는 하늘’(진공)은 ‘하늘들의 하늘’이고 ‘하느님’이 존재한 모습이다. 그러므로 진공빛은 사물이 발한 빛으로 대체될 수 없고, 신앙이라는 마음 활동이 일으킨 정신 성분의 빛과도 동일시되지 말아야 한다. 진공빛은 인생이 마음 활동을 그치고 진공을 바라보는 동안에 그가 거기 존재한 것을 본다. 빛은 빛을 알고, 빛 아닌 것은 알지 않기 때문이다. 마음은 주체와 객체, 존재와 비존재, 선과 악, 상승과 하강, 완전과 불완전, 속박과 자유의 차별에 관한 탐사 활동을 하고 그것들에 반응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래서 이에 따르는 문제를 극복하고자 척추를 곧추세우고 호흡을 조절하는 훈련도 하는 것이지만, 우리는 그런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