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도 아닌 것이 열매도 아닌 것이 하늘은 무슨 까닭에 나를 기르시는고 오요오요오요 어리디어린 강아지풀아. 공초 오상순 시인의 어느 시의 부분이다. 내가 이 글의 제목을 '강아지풀'이라 했지만, 이 시의 원제는 이렇지 않을 것이다. 사오십 년 전 내가 중학생이던 때 어느 월간지에서 읽은 시의 파편이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어서 이 글에 옮겨 적은 것 말고는 더 아는 것이 없다. 강아지풀은 꽃술 부분이 강아지의 꼬리를 닮았다고 해서 ‘개꼬리풀’로도 불린다. 어릴 때 강아지풀의 꽃술을 따서 손등에 올려놓고 손을 옴지락거려서 강아지가 꼬리 치고 달려오듯 움직이게 하면서 놀았었다. "오요오요오요" 하고 혀끝을 아랫입술 사이에 접촉하면서 ‘쪽쪽쪽’ 소리도 섞어서 내었었는데, 그 소리가 시에 담겨 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