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신약(新約)을 읽으며 변찬린 한 때 나는 난(蘭)을 가꾸면서 노자(老子)의 초입(初), 말하자면 곡신불사(谷神不死) 시위현빈(是謂玄牝)의 골안 그 부근에서 쇄풍(曬風)74하기도 했고 뜨락에 은행잎 지던 어느날에는 구(丘)의 예(禮)다운 투정 굵게 썬 회(贈)를 나무래던 간지러운 잔말을 귓밖에 들으면서 천상지재(天上之載) 무성무취(無聲無臭)의 하늘 그 주변을 서성거리기도 했고 혹은 연꽃에 마음(馬陰)을 감추(藏)시고 사정삼매(射精三昧)에 듭신 구담(瞿曇)75의 자부름을 흉내내어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의 마당 그 계하(階下)76에서 조흘기도 했고 그러다가 자꾸만 낯설어지는 세상 답답하고 심심하여 쇠주(酒)를 마시다가 흐릿한 취중(醉中) 양잿물을 먹고 하루에도 너댓번은 실히 저승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