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에 사람 없고 새도 돌아오지 않아 / 외로운 마을 어둑한데 찬 구름만 쌓였다 / 절의 중은 유리 세계를 밟고 나가서 / 강 얼음을 깨트려 물을 길어 돌아온다. 검단사의 설경_정렴 저 멀리 찬 구름에 쌓인 세속의 마을에서 떨어져 한적한 산천과 어울린 산사와 스님의 맑고 고적한 생활의 선미가 일품인 이 시는 조선조의 문인 정렴의 시이다. 정렴은 북창이라는 호로 불린 사람으로 매월당 김시습, 토정 이지함과 더불어 조선 삼대 기인으로 불린 사람이다. 그는 유교의 심성 수양을 중시한 선비였지만 도교의 방술과 불교의 참선에도 몰입했다고 한다. 이 시는 그가 잠시 검단사에 머물었던 동안에 지은 듯하다. 검단사는 한강 하류인 파주 통일전망대 아래 임진강이 한강과 합수되어서 서해의 바닷물이 밀물과 썰물에 맞춰서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