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이 널려 있는 깊은 밤 바위에 외로운 등불 하나 달은 기우는데 뚜렷이 찬 광명은 이지러지지 않고 빛나니 내 마음 푸른 하늘에 걸려 있다네.-한산----- 이 詩에 세 종류의 빛이 언급되었다. 별빛과 달빛, 바위에 켜진 등불은 이 우주의 사물이 낸 물질 성분의 빛이다. 바위에 켜진 등불을 ‘외롭다’고 인식하는 정신 성분의 빛도 이 시에 스며들어 있다. 달은 초승달이 되었다 만월이 되었다 한다. 정신 성분 빛도 밝아지기도 하고 어두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영겁의 세월이 가도 이지러지지 않는, 성분이 진공인 빛도 있다. 시인은 이지러지지 않고 빛나는 광명이 자신의 참 정체인 것을 알고 있다. 그의 시심은 이 빛의 존재를 '견성'하는'법열에 차 있다. 한산의 시와 고흐의 그림이 이렇게 잘 어우러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