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 매우 어렵게 고생하며
밤마다 다른 사람의 보물만 세었네.
오늘 곰곰이 생각하여
스스로 내 살림을 꾸리기로 하였네.
하나의 보물을 캐내어 보니
깨끗한 수정(水精)구슬이었네.
푸른 눈동자의 달마대사가 있어
은밀히 그것을 사가려고 하네.
나는 그에게 말했네
이 구슬은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배라고.
밤마다 다른 사람의 보물만 세었네 - 한산
昔日極貧苦
夜夜數他寶
今日審思量
自家須營造
掘得一寶藏
純是水精珠
大有碧眼胡
密擬買將去
余卽報渠言
此珠無價數
..
인간이 살아온 그간의 세월에서는 ‘수정구슬’이라고 부르거나 혹은 달리 이름하여 불러도 뭐라 하든 어차피 말이요, 비유요, 은유였다. 그러나 이런 말들을 하는 이유를 들여다보면 하나같이 ‘진공은 거룩한 공간이다’라고 말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즉, 우주자연과 생명과 진리가 다 이것(진공)에서 나고, 이것 가운데 있고, 이것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오늘날은 옛날과 다른 점이 있다. 그간에는 텅 비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의 철학적 개념이었던 ‘진공’이 오늘날은 이 우주가 발생 전개되고 진화하는 토대이고 동력이 되었다는 것이 과학적 사실로 확인된 때인 것이다. 그러니 이 한산의 시도 그렇듯 ‘진공’을 비유, 은유해 말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게 되었다.
그리고 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지만 ‘이것’(진공)의 빛이 천지와 사람에 환해지게 유도하는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한두 사람이 알게 되었다. 이 뉴스의 확산은 시간문제다.
물론 진공빛이 광명하게 발현해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일반의 상식에는 지금으로서는 뜬구름 너머 소리 같이 들리기 쉬운 것이다. 미친 소리 같이 들리기 딱 좋다.
필자는 빛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그런데 상식 밖으로 멀리 나가는 소리가 되는 것이어서 잠시 듣다 보면 이상한 말로 들리게 된다. '이것'의 빛이 인간의 관심에서 먼 때문이고, 인간이 몹시 무명한 때문이다.
하지만 빛은 그런 것이고, 이 빛이 주는 지복(至福)을 인간의 삶에 가져와야만 한다.
그래서 읽는 것은 독자의 몫이고 시인은 제 하고픈 말을 하듯 필자도 빛에 대해 말해야 하는 것을 말하게 된다. 다만, 미쳐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멀쩡한 제 정신인 것을 꺼내 보여주는 셈 치고 이렇게 시를 한 편씩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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