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권 : 빛의 확산/4부 2장

변상도(變相圖)의 후광

능 소 2022. 8. 13. 13:51

 

 

인생들이 마음 활동한 정신 정서 감정의 파장에는 그 사람의 내면이 띤 진공빛이 밝기 그대로 함유되어 있다. 그리하여 인생들이 한 생각과 말과 글과 그림 등의 마음 활동이 만든 저작물들에는 그 사람 안의 빛이 밝기 그대로 전사되어 있게 된다.

 

 

조토 디 본도네(1267~1337)는 백여 년 후 르네상스시대에 유행하게 되는 원근법을 미리 사용해 그림을 그린 사람이다. 그가 그린 그리스도교의 희생과 구원을 이야기식으로 표현한 작품들은 종교 예술의 신경지를 개척하였다고 오늘날까지도 칭송된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성당에 프란치스코의 일생을 담은 일련의 프레스코화 작품은 모두 28장면인데, 이중 25장면을 조토가 그렸다. <새들에게 설교하는 성 프란치스코>는 조토의 작품 중 하나로, 성인이 새에게 설교하고 새들이 부리를 쫑긋 세우고 성인의 말씀을 듣고 있는 사랑스럽고 평화로워 보이는 풍경을 그린 것이다.

 

전설에 따르면, 베바냐 근처에서 새들이 설교를 듣기 위해 프란치스코 주변에 몰려들었다. 그림에는 성인이 한 무리의 새들에게 다가가는데, 그의 접근에도 새들은 날아가지 않고 설교를 경청한다. 이러한 광경을 보고 깜짝 놀라는 성인 뒤의 수도자의 모습도 그려져 있다.

 

프란치스코를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들은 다른 이들에게는 닫혀 있는 '사물의 비경(秘境)에 들어가는 입구'를 프란치스코는 찾았다고 증언했다고 한다. '사물의 비경에 들어가는 입구'는 무엇일까?

 

조토는 프란치스코를 그리면서 그의 머리에 둘러 밝은 후광을 그렸다.

 

프란치스코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라가는 삶, 곧 빛을 찾아가는 여정을 살고자 한 사람이었다. 그는 거부의 자식이었지만 상속을 포기하고 세속의 삶을 떠나 동냥을 하며 사람들에게 설교하는 수도자의 삶을 살았다. 추종자들이 생겨나서 그들은 작은 형제회라는 단체를 이루어 살았는데, 이 단체는 후에 교황의 인가를 받아 오늘날의 프란치스코회가 된다.

 

프란치스코가 한 말이 전한다. “죽음은 고단한 인생 끝에 찾아오는 빛으로 가는 문이다. 죽음이란 고생스런 삶의 마지막에 빛으로 가는 길이다.”

 

빛을 죽음 이후에 만나는 것으로 말한 것은 마땅찮은 표현이지 않은가 싶지만, 프란치스코는 실제로 진공빛이 밝은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가 내면의 빛에서 촉발하는 생각과 행동을 하는 것을 두고 사람들이 그를 '사물의 비경에 들어가는 입구'를 찾은 사람이라고 느끼지 않았을까.

 

 

화가가 사람의 머리에 후광을 그린 것은 보이지 않는 빛을 눈에 보인 것처럼 그린 것이라 하여 변상도(變相圖)라고 부른다.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그린 것과는 다르다.

 

화가 조토 디 본도네 역시 밝은 사람이었을 것이다. 조토의 그림들에서 9800조 밝기의 진공빛이 느껴진다. 조토는 빛운영 전에 살았던 사람이니 그는 태양과 지구의 진공빛 밝기가 5이고, 뭇 사람은 밝기 3000만이었을 시절에 9800조 밝기로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새들에게 설교하는 성 프란치스코> 조토 디 본도네, 1297-1300, 270×200m, 프레스코, 아시시,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

진공빛의 밝기, 9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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