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권 : 천지의 본음 57

마고신화의 ‘관을 쌓아 음을 만들다’

동아시아 고대 천손문화의 원류가 되는 최초의 ‘천손강림사상’을 찾아가다 보면 『징심록』의 일부인 「부도지」나 『환단고기』같은 우리나라의 선도(仙道) 사서(史書)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들 동아시아 고대 천손문화에 대한 가장 오래된 전승에 진공의 세계를 가리켜서 ‘모습 없는 하늘’, ‘하늘의 하늘’, ‘하느님’이라고 부른 것과 만나게 된다. 선사시대 사람들의 하늘에 대한 인식이 오늘날의 양자역학의 세계관과 소통되는 것이고, 하느님에 대한 인식은 종교적 신념이 물들어 있지 않은 순수 지성인 것이 필자에게는 매우 신선한 놀라움을 준다. 『징심록』은 신라 눌지왕 때 박제상이 저술했다고 전해지는 역사서이지만 지금은 책이 유실되어서 실존 여부가 의문시되는 선도서인데,『징심록』15지 중의 제1지인 「부도..

불가사의이고 기적이다

- 청허 휴정의 ‘삼교통합’ 삼교(三敎)는 크고 둥근 거울이요 / 문장은 자못 하나의 기능에 지나지 않네.​ 휴정스님은 '삼교 통합론'을 내세워 유교, 불교, 도교가 하나임을 주창했다.​​ 세상의 종교들이 주목한 진리가 진공인 것을 이야기한 것이다. ​​​​​​​​​​​​​​​​​​​​​​​​그리고 헛되지 않은 것은 모두 여기서 비롯한다고 본 것이다. 중니(仲尼)가 이미 처음이 아니거든 / 백양(伯陽)이 어찌 마침[終]이 되겠는가 / 고요하고 쓸쓸한 천지(天地) 밖에서 /화(化)하여 무궁(無窮)으로 드네. 유교와 도교를 찬(讚)함 [*중니(仲尼) : 공자. *백양(伯陽) : 노자] 이 시도 진공을 펼친 것이 종교요 종교를 접으면 진공이라고 말한 것이다. 청허 휴정은 ‘삼교통합’(* 유교, 불교, 도교를 ..

꽃의 문을 두드리면

식물의 씨앗은 땅에 뿌려지기 전에는 두꺼운 껍질로 자신을 보호하지만 땅에 떨어진 후에는 껍질이 손상되어야 발아할 수 있게 된다. 껍질의 손상은 며칠 혹은 몇 달에 걸쳐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몇 년, 그 이상에 걸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씨앗의 생명력은 씨앗의 종류에 따라 천지 차이가 난다. 어떤 식물의 씨앗은 몇 년밖에 견디지 못하는데, 어떤 것은 몇백, 몇천 년 동안 보존되었다가 거짓말처럼 싹을 틔우기도 한다. 헤롯의 궁전에서 발굴된 2천 년 된 야자수 씨앗이 발아한 일도 있었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남 함안에서 산성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고려 시대의 아라홍련의 씨를 수습했는데, 이것이 7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 2016년 9월 외신은 칠레 아타카마 사막이 분홍빛 꽃밭으로 변..

사랑, 빛으로 보면

2016년의 어느 날, 아침 산책길에서 찍었다는 장미꽃 사진과 함께 문자가 왔다. “(성경이 말한) ‘사랑’에 대해 빛으로 설명해주십시오.” 빛 운영을 계속하는 것에 따라 시시각각 점점 더 밝아지는 변화가 현재 진행중이다. 그래서 빛운영 전 사진보다 빛운영이 시작된 후 찍은 사진이 더 밝은 빛을 띠게 되고, 오늘 찍은 사진은 어제 찍은 사진보다 더 밝은진공 빛을 띠게 된다. 그러므로 이날 촬영된 장미꽃 사진은 그동안에 촬영된 그 어떤 장미꽃보다 더 밝은 진공 빛을 띠게 된다. 다음의 빛운영 전에 촬영된 장미 사진과 2016년의 사진에서 비교해볼 수 있다. 장미꽃 사진이 띤 진공 빛을 감상하다가 신약성경은 참빛 예수에 대한 말씀이니 성경에서 믿음, 소망, 사랑이라 한 것에서 ‘사랑’은 진공빛의 관점에서 이..

진공은 통합의 마당이다

우주의 기원은 종교와 과학 모두의 관심사지만 종교와 과학은 대화하지 못하고 대립해 있었다. 우주의 모습과 진화를 연구하는 것은 과학자들의 몫이지만, 우주의 생성에 관한 문제는 여전히 종교의 문제라는 것이 종교의 입장이다. 지난 81년에 바티칸 교황청 주최로 현대우주론에 관한 천문학회가 열렸다. 이때 교황 요한 바오르 2세는 연설에서 이런 말을 했다. “… 항상 자연과학자들은 그들이 속해 있는 우주의 근원에 관한 궁극적 미해결점을 안고 있다.… 우리 종교가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질문이 요구하는 것은 물리학이나 천문학적 지식이 아니라 이를 초월하는 어떠한 형이상학적 진리라 믿는다.” 종교가 과학에 가하는 비평은 확신에 찬 것이다. 그렇지만 종교는 ‘믿음’을 이야기한다. ‘과학적 지식이 아니라 이를 초월하는..

유리 세계

산길에 사람 없고 새도 돌아오지 않아 / 외로운 마을 어둑한데 찬 구름만 쌓였다 / 절의 중은 유리 세계를 밟고 나가서 / 강 얼음을 깨트려 물을 길어 돌아온다. 검단사의 설경_정렴 저 멀리 찬 구름에 쌓인 세속의 마을에서 떨어져 한적한 산천과 어울린 산사와 스님의 맑고 고적한 생활의 선미가 일품인 이 시는 조선조의 문인 정렴의 시이다. 정렴은 북창이라는 호로 불린 사람으로 매월당 김시습, 토정 이지함과 더불어 조선 삼대 기인으로 불린 사람이다. 그는 유교의 심성 수양을 중시한 선비였지만 도교의 방술과 불교의 참선에도 몰입했다고 한다. 이 시는 그가 잠시 검단사에 머물었던 동안에 지은 듯하다.  검단사는 한강 하류인 파주 통일전망대 아래 임진강이 한강과 합수되어서 서해의 바닷물이 밀물과 썰물에 맞춰서 수..

동기화와 하늘에 쌓은 보물

동기화(同期化)는 전산기 용어에서 싱크로니제이션(synchronization)이라 하여 두 개 이상의 기기, 또는 웹 사이트가 같은 정보를 표시하도록 연결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통해 PC의 보관함과 스마트폰의 데이터를 일치시켜서 PC의 보관함에 데이터를 저장한 것을 스마트폰에서 열어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싱크로니제이션의 동기화는 인간의 기술이 진보함으로써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지만, 인류사에 등장한 이야기에서 동기화 원리를 엿볼 수 있다. 성경에는 ‘하늘에 쌓은 보물’(마6:19~21) 이야기가 있다.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이 해하며 도둑이 구멍을 뚫고 도둑질하느니라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둑이 구멍..

일어나 빛을 발함

​​​​ ​​​​​​​​​​​​​​​​​​​​​​​​사람 안에 빛이 들어있어도 빛이 잠들어 있는 동안은 빛의 활동에 의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이때 빛은 없는 것과 같다. 이는 ‘하느님은 영이 산 자만을 살았다하시고 영이 죽은 거듭나야 하는 자는 하느님께는 없는 것과 같’게 되는 이유이고, 사람 안의 진공빛이 밖의 진공빛과 공명해 밝음이 소통하는 빛현상과 관계된다. 마음이 빛 아닌 것에 향해 간 동안은 하느님에서 유래해 사람 안에 있는 빛은 쉬기만 하고 거의 활동하지 않는 상태로 있게 된다. 이는 사람이 관찰자이지 않으니 관찰 효과가 일어나지 않는 바로 그 이치이다. 그리고 이런 일은 하느님에서 와서 사람 안에 있는 빛이 미약한 때문에 일어난다. 성경의 창세 이야기에 따르면 아담의 타락으로 사람 안에..

화엄 행동

​ 분광학은 별빛을 파장별로 분산시켜 죽 깔아놓고 (스펙트럼) 파장대별로 나누어서 분석하는 분야이다. 이 방법을 가지고 다른 행성에서 나오는 빛을 관측하면 그 행성의 대기조성이나 물질조성을 알 수 있다. 천문학자 허블은 분광기를 이용하여 우주가 팽창하는 사실을 증명했다. 빛이 이렇게 파장대별로 나누어지는 분광은 전자기파에서 생기는 현상이다. 즉, 밤하늘을 광학망원경으로 본다는 건 가시광선을 보는 것이고, 전파망원경은 확대된 가시광선, 즉 전자기파를 보는 것이다. 전파나 가시광선이나 어차피 전자기파로서의 빛일 뿐이고 양자역학적으로는 빛 알갱이인 광자(photon)일 뿐이다. 이러한 빛을 프리즘 등의 광학기구를 이용해 스펙트럼으로 만드는 것이다. 마음이 활동하는 것은 하나인 마음이 여러 상태로 쪼개지는 것이..

공이 개벽한 시대의 거울갈기

중국 형산에 ‘마경대(磨鏡臺)’란 글을 새겨 세워둔 비석이 있다. 글자의 뜻은 '거울을 갈았다'는 뜻이지만 마조가 마음을 깨달아 도를 이룬 것을 기념하는 비(碑)이다. 이와 얽힌 이야기가 전한다. 마조(馬祖, 709~788)가 좌선하는데, 마조의 스승 회양선사가 좌선하는 마조 앞에 와서 기왓장을 숫돌에 갈았다. 마조가 이상해서 무엇하시냐고 물었다. “무엇하세요?” “거울을 만들려고 하네.” “아니, 스님. 기왓장을 간다고 거울이 됩니까?” “그럼, 앉아 있으면 부처가 되고?” 기왓장을 갈아 거울을 만들 수 없듯 앉아서 좌선한다고 부처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일깨움을 주고자 한 것이었다. 이에 마조가 느낀 것이 있어 여쭈었다. “그럼 어떻게 합니까?” “소가 수레를 끌고 가다 수레가 멈추면 수레를 때려야 하..